국수 맛집"예촌"
김제 금구, 1년에 몇 번씩은 가는 국수 맛집이 있다. 오래전에는 다소 허름하고 소박한 외관이었지만, 지금은 확장 공사를 해서 고전적인 감성을 잘 살린 인테리어와 함께 훨씬 더 넓어진 모습으로 변했다.
가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코끝을 자극하는 건, 진하게 우러난 멸치 국물 냄새다. 이곳에는 멸치 물국수, 열무 물국수, 비빔국수 등 메뉴는 단출하지만 맛있은 한끼로 부족함이 없는 매력적인 메뉴들이다.
언제부턴가 이 가게가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져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맛집’이 되었다.
어제는 아파트 사전점검이 있어 비교적 이른 시간에 들르게 되어 운 좋게 줄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늘은 볼일이 있어 1시 30분쯤 친구와 함께 늦은 점심을 먹으러 이곳을 찾았다. 우리는 점심시간이 거의 지난 시간이라 기다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가게 앞에는 이미 세 팀 정도가 줄을 서 있었다.
친구가 가게 앞 무인기계에서 번호표를 뽑았는데, 14번째였다. 앞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 보였는데도 숫자가 높아 의아했지만 우린 더운 날씨로 움직임을 포기하고 뜨거운 가게 밖 처마 밑 의자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다. 내 얼굴에는 땀이 흘러 내렸다. 그때부터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우리 앞에 보지 않았던 앞 순번 사람들은 대부분 무더위를 피하려 자신의 차 안에서 대기를 하다가 톡으로 순서를 알림받으면 가게로 바로 들어갔던 것이다. 우리도 차에서 시원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차 안에서 기다리는 동안 친구는 이 국수집 이야기를 했다. 자신은 처음 와보지만, 이곳 금구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국수 맛집이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나도 막상 기다려 보니 이정도였나?하며 새삼 유명새에 놀랐다.
이날은 주변 아파트 사전점검 일정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몰렸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여러명의 학생 알바를 보니 꼭 그런것만은 아닌것 같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홀에 들어갈 수가 있었다. 내부는 옛날 생활용품과 고풍스런 전등, 등으로 꾸며져 있어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며 셀프 반찬 코너는 부족한 반찬을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홀에는 가족단위 손님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다. 아마도 누군가가 한번 왔다가 맛있은 음식을 가족과도 함께 하고 싶어서 재방문한 것이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 보았다.
자리에 앉자 간단한 반찬이 먼저 나온 후 좀 기다리니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친구는 열무 물국수를 주문했는데, 큰 그릇 가득 담겨 나온 국수에 놀라며 국물 맛을 보더니 “맛있다!”라며 한그릇을 맛있게 비웠다. 오랜 기다림이 헛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나는 늦은 식사로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멸치향을 가득 담은 물국수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혹시 국수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시골 냄새 가득한 김제 금구 예촌 국수집을 추천해 봅니다. 맛과 가격 그리고 양을 한 번에 만족 시킬 후회 없는 선택이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긴 기다림 끝에 먹은 한끼, 친구와 함께였기에 지치지 않고 더 맛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