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책상 앞에 앉아보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가치삶 (가치 있는 삶) 2026. 5. 1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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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보내준 수수한 꽃사진들! 친구를 닮은것 같아요~~^^

 

올 2월에 잠깐 쉬게되어  "손해평가사 공부를 시작해 볼까"하는 마음으로 책을 구매했었다. 책을 받고나서 열심히 해야지 하며 스스로 다짐을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바로 출근하게 되어 일과 공부를 병행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한쪽페이지를 읽고 다음 장을 넘기면 앞에서 읽은 내용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점점 소홀하게 되고 결국 놓게 되고 말았다.

그렇게 찜찜한 마음으로 보내다가 그래도 시작했으니 시험은 한 번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접수를 해 두고 잊고 었는데, 그 시험 날이 어느새 내일로 다가와 있었다. 하루라도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하루는 정말 열심히 책을 봤다.

시험 당일, 그래도 책은 가져가야 할 것 같아 시험 직전까지 들여다 보았다. 시험이 시작되고 보험쪽 과목은 그래도 상식선에서 풀 수 있었지만 재배학은 뭐가 뭔지 지문도 길고 어려워서 한 줄을 읽고 이해하는 데만도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나름 신중하게 문제를 풀었다. 그런데 어차피 안될거라는 생각으로 검토도 하지 않고 15분 정도 남겨둔 채 시험지를 제출하고 나왔다. 마음은 후련했다. 

차에 앉아 아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네. 공부를 안 해서 억울하지도 않고… 그래도 시험이라고 긴장감은 빡 드네. 이렇게 긴장해 보는 것도 오래간만이네…”
이렇게 톡을 보냈더니 아이가 “그래도 하루 바짝 노력했으니 됐지”라고 답을 보내왔다. 뭐라 해야할지 답을 하지 못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가답안이 나올 시간이었다. 떨어졌겠지만 점수는 궁금했다. 아이와 함께 맞춰보는데 10점, 20점 이렇게 나오면 괜히 창피할 것 같아 혼자서 채점을 해보기로 했다.

3과목 중 가장 어려웠던 재배학부터 맞춰보았다. 솔직히 과락 점수인 40점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해도 가지 않는 상태에서 겨우 한 번 훑어 봤을 뿐이라,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과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 일이라는 게 늘 그렇듯 반전은 있었다. 40점도 힘들 거라 생각했던 과목에서 64점이 나온 것이다.

기쁘다기보다는 묘한 기분이었다. 나머지 과목까지 모두 가채점을 해보니 평균이 70점을 넘고 있었다.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결과는 어쩔 수 없었다.
사실은 공부를 안 하기도 했지만, 2차 공부를 회사 다니며 할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떨어지길 바랐던 마음도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늘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하면서 막상 내가 공부를 하려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힘들어했던 것이다. 그런 부담감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험이 끝나고 나서 전정기관염까지 생겨 지금은 잠시 쉬고 있다.

그래도 2차가 걱정되어 며칠이라도 공부를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보지만, 생소한 단어들이 머리를 더 아프게 만들었다. 열심히 읽어도 한 장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엄마를 보며 자격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가 처음은 정독하지 말고 편안하게 읽어 보라고 조언도 해주었지만, 그 말조차도 지금의 나에게는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미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긴장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아파서 쉬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게 집에서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기분이다.

그러다 문득 매일 이런 전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우리 아이들이 생각났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런 마음을 공부에 눌려 있는 아이들과 비교할 바는 아니겠지만, 잠시 겪어보니 얼마나 힘들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항상 책을 앞에 두고 공부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

너무 다그치기보다는 가끔은 현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쉬며 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도 아이의 몸과 마음과 건강을 지켜주는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소중한 우리의 아이들!

혹시 나도 내 욕심을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로 예쁘게 포장해 아이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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