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 천변 벚꽃길, 봄바람 따라 걷는 힐링 산책로
삼천 천변 벚꽃터널
지나다니면서 삼천 천변 벚꽃의 개화 상태를 알수 있었어요. 흩날리는 꽃바람 속에서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지금, 친구와 나들이 약속을 하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했답니다.
간단하지만 건강한 도시락을 챙기고, 물 대신 따뜻한 매실차도 보온병에 담아 나섰어요. 요즘은 어디를 가도 온 세상이 하얀 벚꽃 천국 같죠. 천변에 다다르자 마치 눈처럼 하얗게 피어난 벚꽃들이 절로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조금 걷다 보니 노란 개나리 사이에서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리에 이끌려 눈길을 돌리니, 작고 앙증맞은 새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노래하고 있더라고요. 사진으로 담아보려 했지만, 새들은 수줍은 듯 자꾸 도망가서 겨우 몇 장만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참 따뜻하고 생기 넘치는 풍경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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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를 둥지삼아 지저귀며 노니는 새들(숨은새 찾기)
천변을 따라 걷는 길, 곳곳에서 자연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들풀, 향긋한 쑥 냄새,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온 건, 아직 작년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 힘겹게 꽃을 피우고 있는 개복숭아나무였습니다. 마치 꿋꿋하게 다시 시작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는 듯 보여 마음 한편이 찡해졌어요. 천변 한가운데 동그랗게 꽃을 피운 싸리나무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그 조용한 생명력 덕분에 한참이나 발길을 멈추고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개울가에는 바람에 흩날린 벚꽃잎이 차곡차곡 쌓여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곁에는 누가 봐주지 않아도 조용히 제자리를 지키며 피어난 들꽃들이 있었죠. 화려하진 않지만, 그 소박한 생명력과 고요한 존재감은 오히려 벚꽃보다 더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자연은 늘 그렇게 담담하게, 그러나 강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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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주지 않아도 그자리에서 묵묵히
그래도 오늘의 진짜 주인공은 단연 벚꽃 터널이었습니다. 1km는 족히 될 듯한 긴 길 위로 벚꽃이 만개해 하늘을 덮고, 그 아래를 걷는 순간은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졌고, 그 풍경 속에 잠시 모든 것을 잊고 머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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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터널 전경 다 못 담는 아쉬움에 새둥지를...
터널 끝까지 걸은 뒤, 준비 해온 도시락을 먹기 위해 벤치에 잠시 앉았는데 인파가 많아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가까운 버스정류장으로 자리를 옮겨 따뜻한 매실차와 함께 도시락을 즐겼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동영상도 찍어보려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 천국 같은 풍경을 나만 보기엔 아까워서 꼭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쉬운 건, 이 아름다움이 너무 짧다는 거예요. 오늘은 특히 바람이 강해서 꽃잎이 눈처럼 흩날렸는데, 멋진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면서 왠지 모를 아쉬움도 느껴졌어요.
조금만 더 천천히, 오래도록 이 꽃들이 머물러주었으면 좋겠네요. 동생과도, 다른 친구와도, 부모님과도 꼭 함께 다시 와보고 싶은 삼천 천변 벚꽃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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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봄 뒤에, 겨울을 견딘 흔적들이 빚어낸 은은한 자연의 빚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