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운전자의 조력자
운전면허 전문학원 강사라는 직업이 참 좋다.
내가 운전면허를 딴 건 벌써 20년도 넘은 것 같다.
그때는 운전전문학원이 막 생기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운전전문학원은 그곳에서 운전을 배우고 그곳에서 코스와 도로 주행 시험까지 볼 수 있는 요즘 전문학원이었으며, 일반운전학원은 그곳에서 운전 연습만 하고 면허시험장으로 가서 시험을 봐야 했다. 그래서 운전전문학원이 생기고 나서는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이 편리한 전문학원으로 가서 면허를 땄다. 그런데 나는 비용이 저렴한 일반학원에 접수해서 운전연습을 한 다음에 면허시험장에서 시험을 본 후, 다시 일반학원에서 도로 주행 연습을 받아야 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건, 도로주행 시험날이다.
도로 주행 시험 중 하늘이 깜깜해지더니 갑작스럽게 쏟아졌던 폭우, 지금 생각해도 그렇게 심했던 푹우가 내가 살면서 얼마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많은 양의 폭우였다. 익숙하지 않은 길이고 잘 보이지도 않아 당황해서, 유턴 구간이 아닌 곳에서 유턴을 시도하려고 했다. 떨어졌구나 싶었다. 시험이 끝난 후 검정원님이 설명해 주셨다. 실선에서는 차선 변경을 하면 안 되는데, 실선에서 차선 변경을 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연습할 때는 정해준 위치에서만 차선 변경을 시켰기 때문에 실선과 점선의 의미도 잘 모른 채 그냥 외워서 했던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과 시험은 어떻게 붙었는지 웃음이 나올 정도다.
그렇게 면허를 딴 뒤, 문득 학원 강사라는 직업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우선 2종 면허를 1종으로 다시 취득해야 했다.
필기는 한 번에 붙었지만, 실기에서는 한 번 떨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기회가 두 번이어서 두 번째에 합격해서 곧바로 취업도 할 수 있었다.
처음엔 낮설고 어렵기도 했지만, 수강생들이 합격하여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다만 어린애들을 보살펴야 했던 나는 이른 출근이 버거워 결국 몇 개월 만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기회가 되어 잠깐 그 일을 하게 되었다.
강사 일을 하면서 내 면허시험 때의 경험을 생각하며 수강생들에게 항상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다.
단순히 외우게 하지 않고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 이해하기 쉬울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다시 그 일을 하려 한다.
운전 강사 라는 직업은 가장 춥고 더운 날 바쁘게 해야 하는 직업이라 쉽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이 일이 참 보람 있고 자랑스럽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지만, 올바른 운전은 생명을 지키는 일이며,
운전전문학원 강사는 단순히 자동차 운전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운전의 기초와 함께,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소중한 역할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일은 더 값지고, 보람 있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벌써부터 더워지는 날씨,
뜨거운 현장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께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 한 해도 건강 잘 챙기시고, 힘내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