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사전 선거를 마치고...
햇볕은 따갑지만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 소풍 가기 딱 좋은 날씨이지만 투표하기에도 딱 좋은 날씨입니다. 이런 기분 좋은 날에 투표한다는 것은 단순히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 미래의 일에 내가 직접 참여해 함께 그려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투표는 우리 대신 나라를 이끌어갈 우리의 대표를 뽑는 일이지만, 그 안에는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나의 관심과 책임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나의 관심이 곧 주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하루의 아주 짧은 수고이지만, 그 수고로움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니 “소중한 한 표”라는 말이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한편으론 뿌듯했습니다.
원래는 본 투표일에 맞춰 투표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시골에 다녀올 일이 생겨 ‘가는 김에 사전투표를 하자’는 마음으로 신분증을 챙겨 나섰습니다. 시골집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사전투표소인 면사무소에 들렀는데, 시골이라 그런지 무척 한산했습니다. 어제 다녀가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인지, 주변엔 유권자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투표소는 면사무소 2층에 마련되어 있어서 어르신들이 오르내리기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2층에 올라가니 안내 도우미께서 어디서 왔는지를 물어보셨습니다. 전주에서 왔다고 하자 해당 구역으로 위치로 친절히 안내해 주셨습니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지문 인증을 받은 뒤, 그 자리에서 바로 투표용지를 출력하여 주셨습니다. 예전엔 미리 준비된 용지를 받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 바로 출력해 주는 방식은 조금 새롭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유권자가 없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용지를 받아 든 순간, 익숙하면서도 묵직한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조용히 기표소 안으로 들어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뒤, 최근 유튜브나 SNS에서 자주 보았던 투표 인증 사진이 떠올랐습니다. 따라 해 보고 싶어 손등에 선거 도장을 꾹 찍고, 밀봉한 투표 봉투를 정성스럽게 투표함에 넣었습니다. 마치 하나의 큰일을 잘 마무리한 듯한 후련함과 앞으로 펼쳐질 변화에 대한 작은 기대감으로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1층으로 내려와 사람 하나 없는 조용한 면사무소 건물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며 소소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북적이지 않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차분히 마무리할 수 있었던 투표는 더욱 뜻깊게 느껴졌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며 가장 크게 느낀 건, ‘작은 선택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비록 큰 목소리는 아니지만, ‘나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 이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오후 약속이 있어 서둘러 자리를 떠났지만, 오늘 이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다음 본 투표 때는 더 많은 이들이 이 작은 권리의 소중함을 느끼고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하길 바라며, 나의 오늘이 우리의 내일에 작지만,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되기를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