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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느린 여행

금평저수지 (오리알터)

by 가치삶 (가치있는 삶) 2025. 4. 17.

금평저수지는 전라북도 김제시 금구면에 위치한 저수지로, 잔잔한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인 풍경과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산책이나 나들이하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봄철에는 벚꽃과 푸른 호수가 어우러져 더욱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사진 찍기 좋은 숨은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오리알터 옛스런 이름 만큼 편안하고 멋스러운 곳

 

금평 저수지로 향하는 길에는 커다한 플라타너스와 벚꽃 나무들이 줄지어 먼저 반겨 준다. 호수를 끼고 달리다 보면, 곳곳에 자리한 정자가 조용히 누군가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 중 한곳에 차를 세워두고 한폭의 풍경화를 이루고 있는 아치 다리를 건너,  봄의 풍경화 속으로 들어갔다.

아치다리 끝을 지나 환상의 나라로 가실 준비가 되셨나요?!


햇볕에 물들어 연둣빛으로 빛나는 새싹!

그 풍경에 넋을 잃고 걷던 중, 귀에 익은 정겨운 소리가 들려왔다. 바다가 아님에도 거친 봄바람이 호수에 스치자, 물결이 일렁이며 조용한 호수가 파도 소리를 냈다. 마치 봄의 노래소리 같았다.
가끔 보던 금평저수지는 마치 잔잔한 엄마의 품 속 같았으나, 오늘은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을 토닥여 주는 따뜻한 손길 같았다.

바다가 아닌 호수에서 들려오는 봄의 파도소리

 

휀스 안 작은 시골집 마당에는 요즘 보기 드문 빨랫줄이 있었고, 그 위에서는 옷들이 바람따라 시원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옆으로는 장독을 쌓아 놓은 담장이 시골스러운 정취를 더하며, 지나가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디선지 모르게 들리는 낫익은 팝송은 봄의 세찬 바람을 달래고, 걷는 이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것 같았다.

시골의 정취는 편안함을 주는 마음의 고향인것 같다

 

지난 몇 날, 봄의 아름다움을 시샘이라도 하듯이 매섭던 날씨가 파릇하던 새싹들의 생명을 앗아갔는지 축 늘어져 있었다. 그와 대조적으로 벚꽃의 자리를 대신이라도 하듯 곱게 물든 꽃잔디는 봄바람에 살랑이며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찬서리에 매마른 새순과 찬서리를 맞고도 예쁜 꽃을 피운 꽃잔디의 대조적인 모습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산과 물이 어우러진 절경 속으로 빠져들 차례이다.
거꾸로 선 듯한 멋진 소나무와 호수의 가장자리에 기대어 풍경을 완성하는 소나무가 눈을 뜨게 만들었고, 양쪽에 늘어선 조릿대는 바람에 흔들리며, 부드러운 속삭임으로 귀를 열게 만들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풍경이 절경이었다

어느곳을 봐도 풍경이 절경이다


'완만하니 산책하기 좋네.', 하며 마음을 놓을 때 쯤 나타나는 급한 오르막 계단, 헉헉거리며 '다 올라왔나 보다.' 하면 나타나는 급한 내리막 계단,  풍경에 취해 내려오다 보면 위험할 수 있으니 이때 만큼은 감탄도 잠시 내려 놓아야만 한다.

자연의 작품과 인간 작품의 조화


뚝방길을 따라 바람을 가로질러 걷다 보면 처음 달리던 호수 옆 그 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인들의 멋진 시가 군데군데 꾸며져 있어, 시를 읽으며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평범한 자연이 모두 작품으로 보이는 것은 누구의 잘못일까?

 

마무리 글----
가끔씩 쉼이 필요할 때,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금평 저수지를 천천히 걸으며,

때론 그 자리에 서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잔잔히 일렁이는 호수처럼,

잠시 금평저수지와 함께 하는것만으로도 마음의 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걷다보면 산길 끝자락에 하얗게 거미줄 처럼 덮인 소나무가 있어요.  혹시 병이든 나무일까 걱정이되어 알아봤는데, 송진으로 인해서 그렇다고 괜찮다고 하네요. 놀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