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쪽파 요리'

비 오는 날의 쪽파김치, 쪽파숙회, 그리고 고추장떡

엊그제 시골 동생네 텃밭에서 정성들여 기른 쪽파를 한 아름 뜯어 왔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오늘 아침, 창밖에 내리는 비소리를 들으며 드디어 마음을 다잡고 쪽파김치를 담가보기로 했답니다.

어제 미리 끓여 둔 다시물에 찹쌀풀을 쑤려고 했는데, 문득 어디선가 쪽파김치는 밀가루로 풀을 쑤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던 게 떠올라 오늘은 다시물에 밀가루를 넣고 풀을 쑤었습니다. 양파, 새우젓, 멸치액젓, 생강가루, 매실액, 냉장고에 조금 남아있던 무를 넣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칠맛을 올려 줄 진간장까지 넣어 갈아주었답니다.

식혀 둔 밀가루 풀에 갈아 놓은 양념을 넣고 고춧가루까지 넣어 잘 섞어준 다음 간을 보니 살짝 덜 단 느낌이라 원당을 살짝 추가했답니다. 고춧가루가 불도록 잠시 두고, 쪽파의 양이 많아 그 사이 반찬 하나를 더 만들어 보았습니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두툼한 쪽파의 흰 부분을 먼저 살짝 데친 뒤 잎 부분도 마저 넣어 숨이 죽을 정도로만 데쳐 냈습니다. 데친 쪽파를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짜서 먹기 좋게 말아 놓습니다. 그런 후 이번에는 쪽파를 찍어먹을 초고추장을 만들기 위해서 고추장,식초,설탕 1:1:1로 넣고 잘 섞으면 맛있는 초고추장이 만들어 집니다. 데쳐서 만들어 놓은 쪽파를 찍어 먹으면 맛있겠죠? 이렇게 또 하나의 반찬 쪽파숙회를 완성했 놓았습니다.

앞 부분 사진이 없어서 살짝 아쉬워요~~ 사진 찍는 것을 자꾸 잊어요 ㅠㅠㅠ

이제 본격적으로 쪽파김치를 버무릴 차례입니다. 설거지를 줄이기 위해서 쪽파를 씻어 담아뒀던 봉지를 쟁반에 씌워서 그 위에 도마를 놓고 버무렸습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맛있는 쪽파김치가 완성되었습니다. 저녁에 남편이 “맛있다~” 라고 한마디 해주려나 한 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잎이 떨어져 남은 쪽파는 쓸 일이 없어 그냥 놓게 되면 버리게 될것 같아서 잘게 썰어 부침가루를 조금만 넣고 부침개를 부쳤습니다. 진한 파 향으로 가득했지만 맛에는 뭔가 부족한 듯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집에서 좋아하는 고추장을 넣어 고추장떡으로 완성했습니다. 매콤하니 비 오는 날과 참 잘 어울리는 고추장떡이었습니다. 다른 재료가 있어 살짝 더 넣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지금도 그 나름대로 진한 쪽파향과 고추장이 어울려 맛있고 정겨웠어요.

이렇게 반나절 동안 세 가지 요리를 하고 나니 마음이 뿌듯해졌습니다.
비 오는 날, 쪽파전과 막걸리 한 잔 잘 어울리는 궁합인 것 같습니다. 혹시 비오는 날 출출하실 때 막걸리와 파전을 추천해 봅니다.
촉촉한 비소리와 바삭하고 따끈한 쪽파전, 막걸리까지 더해지면 하루가 꽉 찬 행복으로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 파김치를 담그는 중에 문득 블로그 생각이 나서 앞부분 사진이 없습니다. 아직 서툴러서 생각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그때를 기다리며 한걸음씩 나아가 보겠습니다.
동생아 잘 먹을께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