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집콕 일상

복숭아잼 만들기

by 가치삶 (가치있는 삶) 2025. 7. 17.

소소한 행복

복숭아 사진을 잊어서 몇 개 남은 복숭아로...^^

작년 이맘때쯤 만들었던 복숭아잼이 문득 떠올랐다. 향긋하고 달콤한 복숭아가 제철인 요즘 과일가게 옆을 지나기만 해도 은은하게 퍼지는 복숭아 향이 저절로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그러다 그제 문득 작년에 만들어 가족들이 맛있게 먹었던 복숭아잼의 기억이 떠올라 다시 한번 더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제 저녁 가까운 곳에 있는 복숭아 농원에 가서 싱싱한 복숭아를 사 들고 돌아와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겼다. 원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다지고 잼을 만들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일단 원당을 넣어 상하지 않도록 보관해 두었다. 그리고 다음 날인 어제 아침 일찍부터 본격적인 잼 만들기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주위 지인들과 나누어 먹을 생각에 평소보다 넉넉한 양을 준비했다. 별거 아니지만 나눌 생각을 하니 신경이 쓰였다. 잘 하다가도 신경을 많이 쓰면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생각에 더욱 정성을 들였다.

 

아침 일찍부터 전날 하지 못했던 복숭아 다지기 작업부터 시작했다. 다지기 기계를 이용해 너무 곱지 않게 적당한 식감을 살릴 수 있도록 알갱이가 있도록 다졌다. 개인적으로 그런 알갱이가 있어야 식감이 더 살아 있어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다지기를 마친 다음에는 전날 복숭아에 넣어 두었던 원당이 이미 녹아 물처럼 된 원당물을 붓고 센 불에 끓였다. 양이 한 시간 이상 끓이면서 가끔 저어주었다. 처음 끓은 때는 저어주지 않아도 되는데 혹시 눌어 탈까 봐서...

처음에는 묽고 젓기가 쉬웠지만, 수분이 날아가며 점점 농도가 짙어지자 복숭아 색깔도 점점 갈색을 띠기 시작했고 젓는 데도 힘이 들어갔다.

 

젓는데,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 어느 정도 졸여졌다고 판단되어 불을 약하게 낮추고 더 자주 저어가면서 조금 더 농도를 맞추기 위해서 끓였다. 그리고 찬물을 담은 그릇을 옆에 두고 잼을 떨어뜨려 퍼짐 상태를 확인해가며 농도를 점검했다. 잼이 물에 퍼짐이 약간 있는 상태의 농도가 되어 레몬즙을 넣고 살짝 더 끓인 후 마무리를 했다.

 

사실 몇 년 전, 처음 잼을 만들었을 때는 농도를 잘 알지 못하여 만든 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꺼내보니 너무 되직해져서 빵에 잘 발라지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떠올려 잼을 만들 때는 일부러 시판 잼보다 약간 묽게 만들어 발림성이 좋도록 했다. 입맛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직접 만드는 잼의 가장 큰 매력인 듯하다.

 

잼을 졸이는 동안 잼을 넣을 병은 찬물에 넣고 끓여 열탕 소독한 뒤 물기가 마르도록 거꾸로 세워 잘 말려두었던 병에 한 김 식힌 아직 뜨거운 상태의 복숭아 잼을 병에 담고 뚜껑을 단단히 닫은 후 뒤집어 놓았다. 예전부터 이렇게 하면 진공 상태가 잘 유지 된다는 말을 듣고 매번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 실제로 나중에 먹기 위해서 뚜껑을 열면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진공 상태로 잘 보관이 된다는 것을 믿게 되어 늘 잊지 않고 이 방법을 쓴다. 다만 이번에는 병을 거꾸로 오래 두지 않고 잠깐만 놓았다가 바로 다시 세워 두었다. 이렇게 해도 진공이 될까? 하는 궁금이 생겨서다. 과연 이번에도 진공이 잘 되었을지는 궁금하기도 하고 쪼금 걱정도 된다.

 

그렇게 소분 작업까지 마친 잼 병들을 바라보니 마음이 넉넉해졌다. 보기에도 예쁘고 무엇보다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나의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이 복숭아잼을 받고 기뻐할 지인들의 얼굴을 떠올리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입맛에 맞아 맛있게 먹어주기를...

또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을 느껴주기를 바란다.

'라이프 > 집콕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풍 가기 좋은 날  (1) 2025.05.26
오이지 담그는 방법  (1) 2025.05.19
열무, 얼갈이 물김치  (1)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