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 역사속으로...
평일이라서 그런지 주차장은 한산했고 입장료도 없었다.
차에서 내려 주차장 입구에서 보이는 성문을 향해 걸었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성곽길을 따라 걸었다. 그런데 정문이 아닌 성곽길의 끝부분이었다. 뒤돌아서 다시 걷다 보니 정문이 나왔다. 덕분에 우리는 크고 작은 돌들이 서로 맞물리듯이 차곡차곡 쌓아 올린 멋진 성길을 따라 한참을 걸을 수 있엇다. 오랜 세월에도 무너지지 않고 버틴 성벽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운 하나의 멋진 작품이었다.
정문을 들어가니,
마네킹 포졸들과 전통 무기들이 전시된 곳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오래전에 다녀갔던 기억은 있지만, 해미읍성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던 터라 하나하나 눈에 담지 못했었다. 과거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세운 군사적 요충지였다는 것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곳이 천주교 순교지라는 사실은 조금 전에 동생의 말을 듣고 처음 알게 되었다.
성안은 옛날 작은 마을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기와집, 초가집, 가마솥, 혼례 장면 재현, 창고 등
마치 어린 시절 시골집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 정겹기만 했다. 한편으로는 천주교 순교지라는 말이 머리에 맴돌며 이토록 고요한 곳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108계단을 오르니 정자가 있었고 오래된 소나무들과 정자가 위엄있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멋있게 뻗은 멋진 소나무 산책길을 따라걸었다. 군데군데 꽃들도 보였고 또 누군가가 소망을 담아 쌓아 올린 작은 돌탑들도 볼 수가 있었다. 정겨웠다. 성곽길을 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보존을 위해서 개방하지 않고 있었다. 조금 아쉬웠다.
다시 정문으로 나오는 길, 해미읍성 역사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오래된 회화나무, 그 나무에서 천주교 신자들을 이 나무에 매달아 처형했다고 한다. 우리는 오래되고 멋진나무라고만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알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앞에서 묵념이라도 해야 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하며
해미읍성에 대해 자세히 알고 나니,
유적지에 갈 때는 그곳의 의미를 미리 알고 간다면, 그 공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특별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해미읍성이 단지 아름다운 산책지 가 아닌, 한국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였다. 그냥 평범한 하루였지만 사색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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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해미읍성 방문 정보]
위치: 충남 서산시 해미면 남문2로 143
운영 시간: 연중무휴 / 입장 무료
하절기(3월~10월)05:00~21:00
동절기(11월~2월)06:00~19:00
주차: 무료 주차장
전통문화공연
- 4월~10월 매주 토요일 13:00~14:30(무료관람, 우천시 취소)
- 주요프로그램: 대북, 사물놀이, 판굿, 전통무예 시연, 줄타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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