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훔친 ‘완산칠봉’
가까운 곳에 ‘완산칠봉’이라는 산이 있는데 왕벚꽃으로 유명한 곳이다.
본 꽃동산은 토지주인 김영섭씨가 40년 동안 가꾸어온 동산으로, 선친의 묘지가 있어 더욱 열정을 쏟게 되었다고 한다. 2009년부터 전주시에서 토지와 꽃나무를 매입해서 정자, 전망대, 산책로 등의 편의 시설을 설치하여, 2010년 4월부터 시민에게 개방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전주에서 유명한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아쉽게도 지금은 꽃잎이 다 떨어졌겠지만, 친구의 추천으로 가 보기로 했다.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아주 많다고 한다. 그중에 우리는 완만해 보이는 길로 올라가기로 했다. 막상 입구에 들어서 보니 꽤 가파른 계단 길이었다.
계단 길 중간중간에는 작은 골목길들이 많이 있었다. 산을 깎아서 집을 지었는지 산 그대로의 가파른 언덕에 지어진 집들, 마치 절벽에 지어진 새 둥지와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정겨운 집들과 작은 골목길이 마음에 편안함을 안겨 주었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보이는 빈 집터들, ‘그곳에 작은 집을 짓고 가끔 쉬어 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이제 나이를 먹었나 보다.”
어느 정도 올라와 보니 넓은 곳에 차가 서 있었다. 우리가 올라온 길은 가파른 좁은 골목길이었는데, 반대편은 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로 대조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곳부터가 본격적인 완산칠봉 꽃동산의 시작인 듯싶다.
양쪽에는 커다란 왕벚나무들이 시원한 그늘막이 되어 주었고, 바닥에는 한동안 자신의 소임을 다 한 꽃잎들이, 분홍빛 융단이 되어 걸음걸음을 반겨 주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활짝 핀 꽃은 보지를 못했지만, 바닥에 쌓인 꽃잎들만 봐도 찬란했던 때를 상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아름다웠다.
내년에는 꼭 그 찬란한 순간을 직접 눈에 담아보고 싶다.
지금은 연두색과 초록색 잎이 어우러져 화려함이 아닌 편안함을 선사해 주고 있었고, 한쪽에는 도시 속의 작은 꽃들과 다르게, 사람들을 폭 안아줄 수 있을 만큼의 큰 키의 철쭉들이 꽃길을 내어주고 있었다.
작은 오솔길 그리고 산길, 샛길, 큰길 등 셀 수 없이 많은 갈래 길이 나 있었다. 하지만, 어느 길로 갈지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다. 어느 길이든 이미 사람들의 마음과 눈을 사로잡을 준비가 되어있는 완산칠봉이었으니까.
중간중간에는 쉴 수 있는 정자가 있었고 책이 몇 권 구비되어 있는 쉼터도 있었다.
산속과 책의 조화,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쉬었다 갔으면 좋겠다.라는 진심이 담겨있는 듯 보였다.
잠시 편안히 앉아 책을 읽으며 사색에 잠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준비한 간식과 차를 마시며 천천히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눈에 담아보았다. 한가롭고 편안했다. 누구나 이곳에 오면 시인이 될 것 같은 그런 곳이다.
다시 천천히 산을 올랐다. 햇볕 받아 맑은 연둣빛의 나뭇잎이 TV에 나오는 에어컨 광고를 생각이 나게 했다. 차갑지 않고 부드럽게 닿는 바람의 느낌, 맑고 깨끗한 청량함, 마음은 이미 왕벚나무 길과 편백나무 숲을 지나 아름드리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곳이 집 가까이에 있었는데 오늘이 처음이라니, 아쉬움인지 안타까움인지 모를 뭔가가 마음속에서 일렁였다. 좋은 사람들과 자주 와서 쉼을 안겨주고 싶다.
봄엔 벚꽃, 여름엔 초록의 그늘, 가을엔 단풍, 겨울엔 눈 덮인 설경 사계절 내내 부족함이 없을것 같은 전주의 보물 '완산칠봉'이다. 전주에 오신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해 드리고 싶다. 여기가 바로 힐링의 명소라고.
이 사진들을 보시면서 힐링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려 본다. 서툰 글솜씨기에 다 표현할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가서 이 감동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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