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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힐링 여행

독미나리 서식지 빙등저수지

by 가치삶 (가치있는 삶) 2025. 5. 20.

멸종위기종의 안식처 빙등저수지 

 

인절미를 만들기 위해서 모싯잎과 쌀을 떡집에 맡긴 후 한 시간 남짓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예전에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던 공원이 생각나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곳은 전북 완주군 이서면에 있는 빙등저수지입니다, 소규모 저수지로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 공원은 다른 곳에 비해 다소 관리가 덜 된 듯했지만, 오히려 그런 자연스러움이 편안함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작은 오솔길과 풒 숲에 있어 앉아 쉬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벤치, 그리고 깨끗하게 잘 관리 되어 있지만, 왠지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을 것 같은 운동시설들 이 모든 것들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나는 진한 익숙한 향기를 따라 걷다 보니 몇 송이 피지 않은 찔레꽃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우리 시골에서는 찔럭이라 말했던 기억과 어린 순의 껍질을 벗겨 먹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호수를 따라 걷다 보니 얕은 물 풀숲에 작은 물고기들이 숨어 있었고 그 가까운 곳에는 엄마로 보이는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닏다. 사진을 찍어 검색해 보니 가물치였습니다. 예로부터 몸보신에 좋다고 알려진 그 물고기, 사람들의 눈에 띄면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가물치가 내 맘을 아는 듯이 유유히 깊은 곳으로 사라졌습니다.

 

이번엔 넓은 호수 쪽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곳에는 어린 치어들이 떼를 지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탁해 보이는 물속에서도 다양한 생명들이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멀리 섬처럼 보이는 저 풀숲이 그들의 안전한 보금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빙등저수지 곳곳에는 이곳을 찾는 새들과 수생식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독미나리, 가시연의 서식처 등에 대해 잘 설명된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연꽃이 생각나서 들른 이곳이 이렇게 중요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모두가 특별하게 보였습니다. 특히 이곳은 독미나리처럼 보존 측면에서 매우 가치가 높은, 보호가 필요한 동식물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진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풀과 물이 어우러진 노란 수선화, 말라버린 연꽃 씨방과 새싹들의 묘한 조화. 그리고 물속의 고목까지도 이 모든 것들이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더 돋보이게 했다. 다만 데크길이 곳곳이 솟아 있어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어르신들에겐 조금 위험할 수 있겠다는 걱정도 들었으며, 또한 스티로폼이나 생활 쓰레기들이 수중생물과 조류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다.

 

짧은 산책이었지만 다양한 동식물들의 보금자리인 빙등저수지가 앞으로도 생물다양성이 보전되고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속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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