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일상11 또 한 해의 시작, 모를 심으며 모 심는 날 부모님은 농사를 짓고 계신다. 매년 힘들어하시면서 “이번만 하고 힘들어서 농사 못 짓겠다.”라고 말씀하시지만, 막상 다음 해가 되면 또 벼 심을 준비를 하신다.매년 때가 되면 자연스레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에게 농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삶의 일부인 것 같다. 자식들이 여럿이 있지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니 아버지가 도움을 청할 때마다 달려가서 도와드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서운해하시기도 한다.죄송한 마음에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으실 거 알면서도 소일거리로 조금씩만 하시라고 매번 권해 본다. 오늘은 모를 심는 날이다.두 곳에 논이 있는데, 한 곳은 올벼, 한 곳은 늦은 벼를 심기 때문에 심는 날이 각각 다르다.오늘 그 올벼를 심는 날이다. 예전에는 5월 중순쯤에 심었던 것 같.. 2025. 4. 27. 아이의 독립으로 알게 된 것들 '아이의 성장과 부모의 마음' 아이가 서울로 올라간 것은 작년 6월이다.대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취업이 되었다. 1달 후부터 출근이라 급하게 방을 구해야 해서 여러 사이트를 통해서 찾아본 후 약속을 잡고 찾아가게 되었다. 서울에 도착해서 좁은 곳에 겨우 주차하고 들어선 원룸, 열린 문으로 살짝 얼굴을 내밀어 방을 보았다. 순간 너무 놀랐다. '서울엔 아주 작은방이 있다더니, 이렇게 작을 수가 있을까? 이런 곳에서 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슈퍼싱글도 아닌 싱글보다 작아 보이는 침대, 침대에서 한 발짝이나 되어 보이는 앞에 화장실 그리고 침대 머리맡과 화장실 사이에 놓인 책상, 그 위에 책꽂이 그리고 의자를 뒤로 뺄 정도의 공간을 두고 있는 작은 냉장고, 이것이 전부.. 2025. 4. 26. 보고 싶은 친구, 그리고 따뜻한 칼국수 한그릇 서산에서 보낸 소중한 하루봉사활동으로 늘 바쁘게 지내는 서산 친구.서산으로 이사 가 직장동료로 처음 만나서그 후 2년 동안 함께 일하며 친한 친구가 되었다.짧은 시간 함께했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처럼마음이 잘 통하고 편안한 사이로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엔 일 년에 두세 번 정도 안부를 주고받았지만,오늘은 문득 그 친구가 보고 싶었다.즉흥적인 면이 있는 나는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점심시간에 맞춰 서산으로 달려갔다. 도착해서 연락을 하니,오늘도 김치를 담가 이웃에게 나눠드리는 봉사 중이라조금 늦는다고 했다.음식점을 운영하는 친구 덕에맛있는 점심을 기대했지만허기진 배를 참지 못하고 근처 식당을 찾았다. 바닷가가 가까워서인지 면 요리집이 많았고밥집은 잘 보이지 않았다.잘 모르는 곳이기에.. 2025. 4. 25. 매실주는 예뻤다 매실주 이야기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쓰고 향도 고약하고, 맛도 없어서 목이 열리지 않는다. 삼킬 수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마시지 않게 되었다.그런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끔 술이 달다고들 한다. 기분에 따라서 술이 달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쓰기도 한다고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나에게 있어서 술은 그냥, 맛없는 술일 뿐인데 말이다. 기분이 좋아서 마셔도 나에게는 그냥 쓴 술이었다. 오늘은 문득 2021년도에 담가둔 매실주가 생각나서 개봉해 보았다. 술을 즐기지 않는 나지만, 뚜껑을 여는 순간 향긋하니 냄새는 좋았다. 맛을 한 번 볼까, 하다가 그 쓴맛을 삼킬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넘기고, 이 매실주는 술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작은 병에 소분해서 담아봤다.담고 보니 그 색이 참 예뻤다.. 2025. 4. 23. 꽃 한 송이 바라보는 여유! 동네 한 바퀴봄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인데, 햇살은 벌써 한여름처럼 따가워 그늘을 찾게 만드는 하루입니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한 듯하지만, 한낮의 햇볕은 계절을 훌쩍 앞서가 버린 듯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습니다. 그런 날씨 탓인지 봄꽃들마저도 서둘러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벚꽃, 개나리, 목련, 진달래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앞다투어 얼굴을 내밀며 동네 곳곳을 화사하게 물들이고 있습니다.이렇게 풍경이 환하게 변해가는 모습은 반갑고 예쁘기 그지없지만, 한편으로는 뭔지 모를 아쉬움도 남습니다. 마치 계절이 본연의 흐름을 잃고 급하게 앞질러 가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예정보다 빨리 찾아온 따뜻함과 자연의 빠른 변화 속에서, '올해 여름은 얼마나 더울까, 얼마나 길게 이어질까' 하는 막연한 걱정도 함께.. 2025. 4. 2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