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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생각 기록

부모의 마음이 이런걸까?

by 가치삶 (가치있는 삶) 2025. 6. 10.

가끔씩 아이에게 글을 쓰곤 하는데 이번엔 오랫만인 것 같다.

아이가 취직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밥은 잘 챙겨 먹을까? 동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모든 것이 걱정이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사회생활이 쉽지 않을 텐데도, 힘들다는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잘 견뎌주며 걱정이 무색할 만큼 기대 이상으로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 집에 왔다가 일요일에 돌아간 아이.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그 짧은 만남 속에서도 아이의 달라진 모습이 엄마의 눈에 들어왔다.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고 피곤해서 잠을 자느라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엄마의 말에 귀 기울이고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모습은 예전과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엄마의 잔소리도 조용히 받아들이고, 미안해하는 엄마를 도리어 위로해 주는 아이가 참 대견했다. 늦잠으로 기차를 놓쳤을 때도 “이건 내 잘못이예요”라며 엄마가 미안해하지 않도록 마음 쓰는 모습을 보며, 아이가 어느새 훌쩍 어른이 되어 있음을 느꼈다.

말이 없고 조용한 아이가 한때는 엄마의 말에 짜증을 내고, 말대꾸도 하는 모습을 보여 속상했던 때가 있었다.

돌이켜 보면 아이가 취업 전이라 얘민해져서 그랬던건데, 얼마나 부담되고 힘들었을까? 아이 맘도 모르고 야단쳤던 생각에 엄마가 엄마스럽지 못했었구나. 아이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지나고 보니 이제야 이해가 가고 알것 같다. 

부모보다 본인은 얼마나 걱정이 되고 힘들었을까? 지금 생각하니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 작은 응석도 받아주지 못했던 엄마라니... 지금부터라도 좀 더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엄마가 되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할것 같다.

아이는 그런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고 지금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그 모습이 참 예쁘고 고맙다.

한 가지를 마음먹으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성격 덕분에, 원하는 분야에서 일하면서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때때로 안주하려는 듯이 보일 때면 다그치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이는 기분 상해하지 않고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해 주며 엄마를 안심시켜 주기도 하는 자상하고 든든한 아이로 자랐다.

조금은 고지식한 성격도 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아이에게 끈기와 책임감을 심어준 것 같다.

이제 돌아보니, 학교에 다닐 때도 방학때가 되면 자격증 공부에 매달리느라 바쁘게 지냈으며 또래 친구들처럼 휴학 한번 없이 쉼 없이 달렸다. 

졸업을 앞두고도 취업준비를 하느라 바쁜 아이였다. 왜 엄마의 눈에는 한가하게 노는 것으로만 보였을까?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까? 참 결과만으로 평가되는 사회 아니 엄마가 맞는 것 같아 좀 씁쓰름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당시엔 아이가 게임만 하는 것처럼 보여서 걱정도 하고 잔소리도 많이 했었다. 그런 엄마에게 “지금 쉬어야지. 나중엔 쉬지도 못해요. 그냥 푹 쉬게 놔두세요”라며 다독이던 큰아이의 말에 그때 더 귀를 기울였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조급하게만 굴었던 것 같다.

이제는 매일 출근하면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힘든 날들을 겪으며 더 단단하게 성장해 갈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묵묵히 응원할 뿐이다.

이제부터는 가능한 한 아이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응원의 말만 건네야지 다짐하지만, 막상 통화를 하다 보면 결국 또 내 이야기만 하게 된다. 오늘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했지만, 결국은 엄마만 말을 많이 하고 말았다.

그래도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이든,
항상 너의 편이 되어줄 엄마,아빠가 있다는 걸 잊지 않길 바란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고 소중한 존재인 자신을 믿고 사랑하며,
멋지고 후회 없는 삶과 찐 사랑도 함께 하길 마음 깊이 응원해 본다.

이 작은 글이 너에게
조금이라도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