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생각 기록

주차장에서 배운 운전의 마음가짐

by 가치삶 (가치있는 삶) 2025. 8. 11.

주차장에서 배운 운전의 마음가짐

 

요즘은 마트보다 식자재마트가 더 많이 오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식자재마트는 일반 소형 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주차도 편리해 자주 이용하게 됩니다.

 

오늘 아침에도 감자가 필요해서 식자재마트를 가기로 했습니다. 거리는 가깝지만 감자 무게가 있어 걸어오기 힘들 것 같아 차를 가지고 가까운 식자재마트로 향했습니다. 주차장에 다다르자 다른 차도 앞에 가고 있어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갔습니다. 주차장은 한가한 편이었지만, 무거운 감자를 들고 이동하려면 입구 가까운 자리가 필요했습니다. 마침 입구 쪽에 세 자리나 비어있었습니다. 앞차가 그쪽으로 들어가길래 잠시 멈춰 기다렸습니다.

 

앞차가 주차 라인에 들어갔지만, 앞으로 나와 반듯하게 세울지도 몰라 조금 더 기다렸습니다. 그 순간 한 대의 차가 다가오더니, 저를 힐끔 보며 안 들어가고 여기 세워놓고 있냐며 변명할 틈도 없이 제 앞으로 와서 급하게 후진 주차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서로 창문이 열려 있었기에 그 말이 들은 저는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곧 할머니 한 분이 내리셨습니다. 운전자는 차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순간 어이가 없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옆에 주차를 마쳤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운전자는 창문이 내려진 채 여전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 조용히 한마디 건넸습니다. “앞에 차가 주차하고 있어서 서 있었어요.”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그런데 왜요?”였습니다. ‘아까 나에게 뭐라 하셨쟎아요.’라고 말하니 미안하다는 말없이 저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했으니 마음이 조금은 시원해졌습니다.

 

감자를 들고 계산대로 갔는데, 다른 카운터에서 계산을 기다리던 할머니가 점원이 오지 않자 제 앞으로 끼어 들어오셨습니다. 앞에서 먼저 계산을 마친 손님이 저를 쳐다보았지만, 저는 그냥 기다리다 계산을 마쳤습니다. 차로 가는 길에 보니 그 할머니가 아까 그 차에 천천히 물건을 싣고 계셨습니다. 신경 쓰실까 봐 차 뒤에서 기다리다가 할머니가 차에 타고 문을 닫는 것을 보고서야 제 차로 향했습니다.

 

가끔 운전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성급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오늘의 일도 그분이 제 상황을 몰랐기에 벌어진 일입니다. 그분이 저의 상황을 알았다면 당연히 기다렸을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건 차분히 앞 상황을 먼저 살피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기도 하였습니다.

 

운전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행동이니만큼 항상 느긋하고 침착하게 해야겠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 말다툼으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말없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분이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을 건넸습니다. 오늘처럼 행동하다가 언젠가는 큰 싸움이나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이 글을 쓰는 지금, 창밖에 시원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습니다. 더운 날을 식혀주는 고마운 비처럼,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시원함과 여유를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라이프 > 생각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4) 2025.08.09
구매 옵션 오류 경험담  (1) 2025.07.24
문장 부호 사용법  (3) 2025.07.01
주식 2  (7) 2025.06.23
부모의 마음이 이런걸까?  (1)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