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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의 시작, 모를 심으며 모 심는 날 부모님은 농사를 짓고 계신다. 매년 힘들어하시면서 “이번만 하고 힘들어서 농사 못 짓겠다.”라고 말씀하시지만, 막상 다음 해가 되면 또 벼 심을 준비를 하신다.매년 때가 되면 자연스레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에게 농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삶의 일부인 것 같다. 자식들이 여럿이 있지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니 아버지가 도움을 청할 때마다 달려가서 도와드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서운해하시기도 한다.죄송한 마음에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으실 거 알면서도 소일거리로 조금씩만 하시라고 매번 권해 본다. 오늘은 모를 심는 날이다.두 곳에 논이 있는데, 한 곳은 올벼, 한 곳은 늦은 벼를 심기 때문에 심는 날이 각각 다르다.오늘 그 올벼를 심는 날이다. 예전에는 5월 중순쯤에 심었던 것 같.. 2025. 4. 27.
철쭉꽃의 향연&반란 꽃의 매력에 눈을 뜨다.작년까지만 해도 꽃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그냥 지나쳤던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공원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들을 보고도 그저 '이쁘네.'라는 감정만 들 뿐 사진을 찍어서 간직해 둬야겠다는 생각은 해 보지 못하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올해 4월은 어느 해와 다르게 제 마음이 꽃의 매력을 알아버리고 만 것 같습니다. 맘의 여유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가니까 주위를 새삼 살펴보게 되는 것인지모르겠지만 모든 꽃들이 예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블로그에 워낙 많은 꽃 사진을 올리다 보니 이제 그만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며칠 전 업무차 우체국을 갈 일이 있었습니다.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길을 걸어보고 싶어 천.. 2025. 4. 26.
아이의 독립으로 알게 된 것들 '아이의 성장과 부모의 마음' 아이가 서울로 올라간 것은 작년 6월이다.대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취업이 되었다. 1달 후부터 출근이라 급하게 방을 구해야 해서 여러 사이트를 통해서 찾아본 후 약속을 잡고 찾아가게 되었다. 서울에 도착해서 좁은 곳에 겨우 주차하고 들어선 원룸, 열린 문으로 살짝 얼굴을 내밀어 방을 보았다. 순간 너무 놀랐다. '서울엔 아주 작은방이 있다더니, 이렇게 작을 수가 있을까? 이런 곳에서 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슈퍼싱글도 아닌 싱글보다 작아 보이는 침대, 침대에서 한 발짝이나 되어 보이는 앞에 화장실 그리고 침대 머리맡과 화장실 사이에 놓인 책상, 그 위에 책꽂이 그리고 의자를 뒤로 뺄 정도의 공간을 두고 있는 작은 냉장고, 이것이 전부.. 2025. 4. 26.
보고 싶은 친구, 그리고 따뜻한 칼국수 한그릇 서산에서 보낸 소중한 하루봉사활동으로 늘 바쁘게 지내는 서산 친구.서산으로 이사 가 직장동료로 처음 만나서그 후 2년 동안 함께 일하며 친한 친구가 되었다.짧은 시간 함께했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처럼마음이 잘 통하고 편안한 사이로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엔 일 년에 두세 번 정도 안부를 주고받았지만,오늘은 문득 그 친구가 보고 싶었다.즉흥적인 면이 있는 나는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점심시간에 맞춰 서산으로 달려갔다. 도착해서 연락을 하니,오늘도 김치를 담가 이웃에게 나눠드리는 봉사 중이라조금 늦는다고 했다.음식점을 운영하는 친구 덕에맛있는 점심을 기대했지만허기진 배를 참지 못하고 근처 식당을 찾았다. 바닷가가 가까워서인지 면 요리집이 많았고밥집은 잘 보이지 않았다.잘 모르는 곳이기에.. 2025. 4. 25.
매실주는 예뻤다 매실주 이야기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쓰고 향도 고약하고, 맛도 없어서 목이 열리지 않는다. 삼킬 수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마시지 않게 되었다.그런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끔 술이 달다고들 한다. 기분에 따라서 술이 달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쓰기도 한다고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나에게 있어서 술은 그냥, 맛없는 술일 뿐인데 말이다. 기분이 좋아서 마셔도 나에게는 그냥 쓴 술이었다. 오늘은 문득 2021년도에 담가둔 매실주가 생각나서 개봉해 보았다. 술을 즐기지 않는 나지만, 뚜껑을 여는 순간 향긋하니 냄새는 좋았다. 맛을 한 번 볼까, 하다가 그 쓴맛을 삼킬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넘기고, 이 매실주는 술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작은 병에 소분해서 담아봤다.담고 보니 그 색이 참 예뻤다.. 2025. 4. 23.
비 오는 날, '쪽파 요리' 비 오는 날의 쪽파김치, 쪽파숙회, 그리고 고추장떡엊그제 시골 동생네 텃밭에서 정성들여 기른 쪽파를 한 아름 뜯어 왔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오늘 아침, 창밖에 내리는 비소리를 들으며 드디어 마음을 다잡고 쪽파김치를 담가보기로 했답니다.어제 미리 끓여 둔 다시물에 찹쌀풀을 쑤려고 했는데, 문득 어디선가 쪽파김치는 밀가루로 풀을 쑤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던 게 떠올라 오늘은 다시물에 밀가루를 넣고 풀을 쑤었습니다. 양파, 새우젓, 멸치액젓, 생강가루, 매실액, 냉장고에 조금 남아있던 무를 넣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칠맛을 올려 줄 진간장까지 넣어 갈아주었답니다.식혀 둔 밀가루 풀에 갈아 놓은 양념을 넣고 고춧가루까지 넣어 잘 섞어준 다음 간을 보니 살짝 덜 단 느낌이라 원당을 살짝 추가했답니다. 고춧가루가 불.. 2025. 4. 22.